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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멤버가 말하는 이삼오구

남태영, 이건우님 조직문화 인터뷰

조직문화 인터뷰를 함께 해주신 창립 초기 멤버 남태영(좌), 이건우님(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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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태영님, 건우님. 이전 인터뷰에서 두 분이 각자 이삼오구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었는데요. 오늘은 이삼오구가 처음과 오늘, 그 과정에서 어떤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켜 왔는지, 또 지금은 어떤 시도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저희 사명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해요. 태영님이 지으셨다고 들었어요!
태영 | 처음에는 저희 브랜드 중 웰릿이라는 브랜드가 곧 회사명이었는데요. 그 때는 직원이 6-7명 정도 있었는데 앞으로 계속 사용할 회사 이름을 공모하자고 해서 7명이 논의하면서 가져왔던 아이디어가 이삼오구입니다. 이삼오구라고 지었던 이유는 저희가 한 제품군이 아니라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잖아요. 그러다 시간이라는 키워드가 생각났고 그 키워드를 생각하다 보니, 하루의 시간에서 필요한 모든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났어요.
그리고 디지털 시계를 봤는데 23시 59분에서 00시가 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24시간이 끝인데 다시 0시로 돌아가는 거잖아요. 그런 식으로 계속 생각하다 보니 이삼오구라는 숫자와 시간이 굉장히 의미 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미가 저희가 하고 있는 업을 잘 나타내준다고 해서 뽑혔던 걸로 기억해요.
이삼오구 사옥 1층 카페에 걸려있는 사명

성과, 그리고 성장

저희가 가진 정체성이 정말 잘 담겨져 있는 사명인 것 같네요. 이삼오구라는 이름처럼 소비자에게 필요한 모든 제품을 만들면서 지금까지 정말 빠르게 성과를 내며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성과와 성장이라는 단어가 저희에게 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두 분 모두 회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회사가 초창기에 비해 현재 얼마나 변하고 성장했다고 느끼시는지도 궁금해요 :)
태영 | 일단.. 누가 누구인지 얼굴을 기억 못할 정도로 인원이 많아졌습니다! 지금은 인턴을 포함하면 100명에 가까우니까요. 그리고 사옥으로 오기 전에도 이사를 3번 정도 하면서 사무실도 계속 넓어졌어요. 처음에는 여기 4층 사무실의 반 정도 되는 사무실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했었거든요. 첫 면접 보러 갔을 때 생각보다 책상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당황했었던 기억도 나네요. 저도 이렇게 빨리, 자주 이사를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정말 빠르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건우 | 저도 공간과 사람이 이렇게 많아진 게 정말 신기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공간의 확장 뿐 아니라,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초기보다 다양한 체계와 프로세스가 구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구요.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서로 소통하면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조율, 수정하면서 만들어온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태영 | 처음에는 진짜 서로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 같이 일하다가 사람이 많아지면서 하나씩 갖춰가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었어요. 조직도 점점 세분화되고 맨 처음에는 노션을 도입했었고 서서히 다른 툴도 도입하기 시작했어요. 성과를 내고 성장하는 과정이 그냥 됐다기보다는 저희가 사용하는 툴도 많이 변화하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누적시키면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성장해온 것 같아요.
건우 | 공감합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렇겠지만 확실히 빠르게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계속해서 끊임없이 성장한다는 게 이삼오구가 가진 큰 특성 중 하나인 것 같은데요. 두 분은 이삼오구에서 어떤 변화와 성장을 겪으셨나요? (성과는 이미 많이 내고 계시니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이나 생각, 성장통이 궁금합니다!)
건우 | 저는 모든 순간이 성장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웃음) 아무래도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니까 그 안에서 저도 계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특히 팀장을 맡게 되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조직이 빠르게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팀장의 필요성이 생겼는데 사실 저는 제가 팀장을 할 수 있는 성향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했었어요. 저는 혼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인데 다른 사람을 챙겨야 하고 의견을 조율하고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사실 좀 부담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대표님들이 계속 계속 제안을 해주셔서 하게 되었고 지금 벌써 1년 반정도 됐네요.
사실 제가 갈등을 회피하는 성향이라, 문제 있는 부분들이 있어도 '나 하나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팀장을 하면서 업무의 효율과 팀원을 위해 문제 제기도 하고 조율도 해야 하는 위치다 보니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됐어요. 팀장을 하면서 책임감도 생기고 제가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팀장이 되고 나서 배운 것 중에 팀원이었다면 절대 못 배웠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영역이 있을까요?
건우 |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 돌발적인 업무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일들을 동시에 쳐내야 하게 되면서 순발력 같은 부분이 많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팀원일 때도 여러 업무들을 했지만 보통 그 업무들은 제가 이해하고 인지하고 있는 선에서의 일들이었다면, 지금은 출근해서 오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스릴과 짜릿함이 있는 것 같네요.
순발력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스릴과 짜릿함, 전부 공감이 됩니다. (웃음) 태영님은 어떠셨나요?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시나요?
태영 | 음, 저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데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전략을 벤치마킹 하기도 하고 아예 특이한 방향도 해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현재 기획하고 있는 방식도 ‘우리 마케팅 잘하니까 빨리 다양하게 해보자’ 이렇게 생각해서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다가 저희가 잘하는 방식을 찾아서 지금까지 온거거든요.
이런 과정 속에서 기획자로서 직원으로서 다양한 방향성을 짧은 시간 내에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 회사에 있었으면 똑같은 일만 똑같이 했을 것 같거든요. 이삼오구에서는 성장의 과정 속에서 굉장히 다양한 것들을 회사와 함께 경험하다 보니까 저도 많이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란 생각이 듭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기획자로서의 포트폴리오도 착실하게 쌓여가고 있어서 좋기도 하고요. 기획자로서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삼오구는 다양한 시도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연속적인 혁신을 통해 성과를 내고 성장한다고 믿는다. 이삼오구의 회의실에는 역사 상 다양한 혁신이 시작된 시간들이 기록되어 있다. 위 회의실은 이삼오구의 첫 제품이 처음 판매된 시간(좌)과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시간(우).

소통

확실히 두 분이 회사의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많이 성장하신 것 같네요 유기적으로 일하는 작은 조직이 빠르게 성장하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긴밀하게 협업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삼오구는 소통에 대해 관심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다고 느끼시나요?
태영 | 소통 정말 중요하죠. 저희가 그동안 구축해온 다양한 툴과 그 툴을 사용하는 방식에 그런 문화가 많이 녹아져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예로 저희가 사용하는 노션에 각 팀이 하는 일들이 다 기재되어 있고 그 정도가 모두에게 오픈 되어 있잖아요. 저희 팀은 각자가 기획하고 있는 제품의 방향성부터 진행 과정까지 상품기획팀 페이지에 전부 오픈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진행되는 방향성을 아예 전직원에게 공유하는 건 여기가 처음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어떤 아이템을 개발하겠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런데도 제품 기획 내용들을 과감하고 투명성 있게 공개하고 내부에서 알 수 있게 한다는 게 개개인의 성장에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저희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정보도 굉장히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어서 저는 마케팅팀 노션을 보면서 이런 것도 있네 하고 많이 배워요. 정말 좋은 방향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건우 | 맞아요. 그리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데도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죠. 저희도 노션에 전체 공유되어 있는 보드가 있거든요. 영상 요청 보드 보신 적 있으시죠? 현재 어떤 영상들을 제작하고 있는지, 다음에 어떤 영상들을 배정 받을 수 있을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요청한 팀, 요청 받은 팀 모두에게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여기 와서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어요. 효율적이기도 하지만 각자 다른 팀의 정보들을 의지만 있으면 습득할 수 있으니까 내가 가진 시야를 넓히는데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모두가 정말 열심히 일하는구나’ 를 알 수 있는 방식인 것 같기도 하구요 :)

최근의 변화

최근에는 회사가 사옥으로 이사를 했어요. 더 좋은 환경으로의 변화도 있겠지만 한 층에서 근무를 하다 층이 여러 개로 나뉘면서 소통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을 것 같은데요. 이사한 후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해요.
건우 | 사실 사옥으로 오고 나서는 환경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게 실감이 나긴 합니다. 갈수록 점점 복지도 좋아지고 일하는 분위기도 밝아지는 것 같아요. 음, 소통에 대해서는 층이 나뉘어지긴 했지만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겨서 오히려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아요. 1층 카페, 옥상 루프탑, 라운지, 테라스 같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들이 생겨서 전보다 가볍게 대화하기 좋은 공간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태영 | 맞아요, 사내에 카페가 생기면서 굉장히 밝아진 느낌이 들고 리프레시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회사 근처 카페를 가긴 했지만 지금은 회사 안에 카페가 있으니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잠깐 가서 당 충전하기 좋거든요.
그리고 저는 일만 하는 편이긴 한데..(웃음) 카페가 생기니까 서로 한 마디라도 더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확실히 다들 아침에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원래는 출근하면 바로 일하다가 그냥 퇴근했다면 카페가 있으니까 아침에 커피라도 한 잔 받으러 가서 동료랑 한 마디라도 더 하게 되는? 그런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한 번 더 생겼다는 게 굉장히 좋은 포인트인 것 같네요.
이삼오구 구성원들은 리프레시가 필요할 때 1층 카페에서 티타임을 갖는다. 가끔씩 진행되는 깜짝 이벤트
새로운 공간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해주는 거네요. 새로운 공간들이 소통과 협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좋네요!
태영 | 맞아요. 그리고 이건 부가적인 효과인데 저는 기획자니까 외부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이 저희 회사에 대한 인식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에는 구로에 있는 한 회사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사옥에 전용 바리스타가 있는 회사라고 인식을 하면서 협력 업체와 소통할 때 편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회사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전보다 제조사 분들한테 연락이 많이 오고요. ‘이런 거 있는데 한번 해볼 생각 없냐’ 제안도 많이 와요. 개인적으로 사옥으로 오면서 소통 측면에서 여러모로 확실히 만족감이 높아진 것 같네요.
건우 | 그리고 최근에 슬랙을 도입하면서 오픈 채널에서 업무 소통을 하기 시작했잖아요. 저희 팀은 마케팅팀과 밀접하게 일하는데 전에는 저희가 요청하거나 찾아봐야 받을 수 있는 정보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슬랙 공개 채널에서 업무와 관련된 소통을 하니까 마케팅 팀에서 어떤 의사 결정들을 하고, 어떤 논의들이 오고 가고 있는지를 묻지 않아도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구요.
확실히 슬랙을 도입하면서 정보 공개성과 투명성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의 단점도 있을까요? 부담스럽다?
태영 | 그렇죠, 부담스럽다. (웃음) 저희도 기획안을 처음부터 완전 잘 쓰는 건 아니거든요. 처음에는 굉장히 어설플 수 있고 저희도 글을 다 잘 쓰는 게 아니다 보니까 공개되는 게 부끄러운 면도 있긴 합니다. 근데 반대로 좋은 점이, (공개되니까) 좀 더 정제해서 얘기하는 것 같긴 해요. 그러니까 좀 더 배려해서 말하게 되기도 하고, 나중에 제가 찾아볼 때도 유용할 것 같더라고요. 전에는 개개인으로 소통하니까 어디에 기록이 있는지, 옛날에 뭘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팀 채널에 기록이 남으니까요. 얼마 전에도 모르는 정보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슬랙에서 검색을 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렇게 남겨두다 보면 장기적으로 훨씬 편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건우 | 맞아요. 처음에는 말을 어렵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단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좀 사용하다 보니까 그렇게 단점은 아닌 것 같아요. 마음의 벽만 좀 허물면 공개채널에서 소통하는 것도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모지가 생각보다 유용해요. 다 글로 남긴다기 보다는 이모지 하나로 체크를 할 수 있는 부분은 체크하면 되니까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공지사항에도 개성있는 이모지로 체크하고 있는 모습
이삼오구와 함께 성장하며 지금까지 지내고 계신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삼오구가 왜 성과와 성장, 소통에 그렇게 진심인지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들에도 잘 적응하고 계신 것 같네요! 꽤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삼오구에서는 3년마다 2주 간의 리프레시 휴가를 드리고 있잖아요. 휴가 때 가보고 싶으신 곳이 있으신가요?
건우 | 저는 일본에 가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긴 했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못 갔었는데 이제 제한이 풀려서 슬슬 일정을 정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 일정을 못 정했습니다. 내년에는 갈 수 있겠죠?!
태영 | 저는 이제 2년 9개월 정도 되었나요? 내년 2월에 3년이 되네요. 아직 계획은 못 잡았는데 이제 고민을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그걸 줄여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웃음)
오랜 기간 수고하신 만큼 충분한 쉼과 재충전의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